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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 전시회

클레 전시회 일정이 잡혔던 걸 모르다가 오늘 간신히 다녀왔습니다.

소마 미술관이라고 송파구 올림픽 공원내에 있는 미술관인데

전시관 디자인도 아담하니 이쁘고 날씨 좋을 때는 올림픽 공원이나 조각공원을 슬쩍 들러보며

사진 찍기도 좋은 곳이죠.

오늘은 비가 주룩 내리는 분위기라 사진 찍지는 못했습니다.




파울 클레는 스위스 태생의 화가로 청기사파에 속하는 추상화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칸딘스키나 몬드리안 처럼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화가는 아니기 때문에 그다지 친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의 그림을 보면 아마 익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저도 클레는 아주 익숙한 화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해하기 쉬운 추상화가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의 그림은 음악적이고 다채롭습니다. .

굉장히 다양한 표현 기법과 재료를 사용했고 다작임에도 불구하고 반복이 없는 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죠.


같이 간 후배는 클레의 사진을 보면서 착하게 생겼다고 말했는데

바우하우스 교수 재직 시절에 "부처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은 매우 "따뜻하고 즐겁습니다" 뭐 저한테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최고의 재주를 보였다는 드로잉은 재치에 넘치고

다양한 재료의 사용 또한 그림 감상에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전시된 그림은 소품 위주긴 한데 워낙 소품 위주의 그림을 그렸다고 하니

작품 선정에 소홀함이 있었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구요.

1관에서 초기 드로잉 작품들, 2관에서는 뛰어난 디자인, 색채 감각으로의 입문,

3관에서 다양하고 아름다운 세계관을 보여주는 전시관의 차분한 전개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시관 건물 자체도 상당히 볼 거리가 있고 옆에 있는 커피 빈의 선곡 능력도 매우 뛰어난 것 같았으니

시간이 나면 날좋은 5월 어느날 한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관람료는 10,000원이고

강동, 송파지구에 사시면 관람료를 3,000원이나 할인해 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관련 사이트 : http://www.fantasyarts.net/Paul_Klee_Magic_Garden.htm
                소마 미술관 http://www.somamuseum.org/

by 아라가야 | 2006/05/07 01:12 | 그림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전문만화] 신의 물방울

전문만화 장르중 음식만화에 분류할 수 있는, 정확히 말하면 음료만화겠지만
- 이 만화는 현재 3권까지 나와있는 연재중인 작품입니다.

전문만화 장르가 대부분 그렇듯이 스토리 작가와 작화가가 따로 있습니다.
이 작품의 스토리 작가는 "타다시 아기"로 [사이코 닥터]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사이코 닥터]는 "타다시 아기"의 스토리에 "모토바 켄"이라는 작화가가 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의사가 주소재인 만화를 좋아하는 지라 나름대로 주목하고 있었는데 뜬금업이 끝나더니 작화가만 바뀌어서 2부격으로 다시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만화인 줄 알다가 - 사이코 닥터라는 제목은 흔하거든요- 같은 인물이 주인공이기에 같은 만화로구나 했었지요. [사이코 닥터 카이 쿄오스케]라는 제목으로 다시 나온 이 만화의 바뀐 작화가가 "오키모토 슈"입니다.

두 사람은 쿵짝이 맞았던지 이번 [신의 물방울]에서도 팀을 이룹니다.
와인만화의 화려함과 "오키모토 슈"의 순정만화적인 섬세한 그림체가 잘 어울립니다.
그림체가 이쁘다보니 소년만화계보다는 소녀만화계에서 인기있을 것 같고 소위 말하는 동인삘도 꽂힐 수 있는 만화입니다.

트랜스 섹슈얼이다 메트로 섹슈얼이다 하는 추세다 보니 예쁘장한 남자의 등장은 음식에 간하듯 등장하는 경우나 마찬가지인데 아예 대놓고 이쁜 그림체다 보니 색다른 느낌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만화는 "만들거나 류" 또는 "맛보거나 류" 로 나뉠수 있을텐데요. 지금까지 "만들기" 만화의 독보적인 존재가 초밥왕이라면 "맛보기"류의 최고봉은 맛의 달인이지 않을까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와인만화인 이 만화는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는 태생상 "맛보거나 류"에 속할 테구요.
당연히 그 분야 만화의 정점-이런 평가는 대체로 주관적이지만 [맛의 달인]이 강호의 고수에 속한다는 것은 인정하실 겁니다. 다들 - 을 벤치마킹 한 틀거립니다.

주인공 칸자키 시즈쿠는 맥주회사 영업사원인데 어느날 아버지의 부고를 전해듣습니다. 아버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평론가였죠. 시즈쿠는 아버지의 영재교육에 질려서 지금까지 와인세계와 그다지 가깝지 않았나봅니다. 그래서 맥주회사에 입사했구요. (그래봤자 술 회사니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만요. ) 

문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언입니다. 칸자키는 아버지 유산에 그다지 흥미 없었지만 자신 말고 또 다른 존재가 유산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관심을 갖게 됩니다. 게다가 첫번째 시험 대상이었던 와인을 맛보고서 혈육에 대한 친애의 정이 더욱 싹틉니다.

[맛의 달인]의 주인공만큼 무기력하지도 않고 아버지에 대해 적대적이지도 않지만, 뛰어난 평론가 아버지와 많이 모자라지만 어린시절 부터 아버지의 훈육덕에 뛰어난 미각과 와인에 대한 소양을 지니게 된 아들이라는 틀거리는 [맛의 달인]에 대한 벤치마킹이라는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나긴 힘듭니다. 게다가 시즈쿠는 회사에서 새로 런칭하는 와인 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이탈리아 와인을 사랑하는 동료 사원과 프랑스 와인 대결을 벌이는데 이쯤 되면 슬슬 오마쥬려니 생각해주기 약간 힘든 상태가 됩니다.   

저는 이 만화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유 중 하나는 제가 [맛의 달인]에서 억지스럽게 느껴졌던 부분이 이 만화에서는 잘 처리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단 주인공이 시종일관 아버지에게 다 커서 까지 그런 억척스런 적대감을 갖는 부분이 참으로 이해가 안되었는데 이런 부분이 이 만화에서는 초반에 부드럽게 해결됩니다. 조금씩 아버지의 애정을 느껴가는 것으로요. 아마, 죽어서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버지와 살아서 자신보다 정정하게 활동하는 아버지라는 존재는 하늘과 땅끝 차이라 이런 묘사가 생겨날 수 있는 것이겠지만요. 그림체 또한 맛의 달인 보다는 훨씬 눈이 즐겁습니다. 섬세하고 이쁜 그림체 덕에 러브스토리든 경쟁스토리든 명랑만화체의 그림보다는 더 감정이입을 해가며 볼 수 있다고나 할까요.:-p

또 다른 하나의 이유는 와인에 대해 제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죠. 이것저것 와인에 대한 정보를 소개할 때면 잘 모르면서도 흥미있게 지켜 보게 됩니다.

물론 문제도 많습니다. 어렵습니다.
[맛의 달인]의 경우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대체로 먹어볼 수 있는 음식이 대상이 되며 그에 대한 감상평 또한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미각 수준으로 설정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이들이 묘사하는 와인의 세계는 제가 와인을 아무리 마셔대도 느낄 수 없을 것 같은 맛의 수준입니다. 무슨 와인을 먹고나서 '아련한 여인의 뒷모습과 영원한 약속'을 느낄 수가 있단 말입니까!!! 솔직히 그렇게 느끼려면 (가능한건가 말이에요) 와인을 마셔대다 심장병으로 죽을 것 같더군요.

와인에 대한 정보도 쉬운 편이 아닙니다. 이건 만화의 한계라기 보다 와인이라는 세계가 갖고 있는 체질적인 문제 인듯 합니다. 우선 이름부터 어렵지요. 그래도 쉽게 표현해주었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은 계속 남습니다. 

그래서 인지 이 만화는 장르적 한계가 많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 치중하면 소재에 대한 침잠이 힘들고 소재에 너무 천착하면 마니아 층만 이해하게 되니까요. 이 만화는 전자에 가까운 것 같고, 후자의 경우가 [교통사고 감정인 타마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뒤로 갈수록 작가가 교통사고 소재 만이 아닌 차에 대해 집중하는 바람에 손을 놓게 되어 버렸었지요. 

어쨌든 와인에 대한 흥미때문에 보게 된 이 만화는 소재로 인해 얻는 정보보다는 드라마의 흥미유발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본 듯 합니다.

시즈쿠와 경쟁하게 되는 존재 토미네 잇세는 아마 시즈쿠의 어린시절과 연관이 아주 없는 인물이 아닌 것 같은데 지금 작가가 베이스로 깔아 놨습니다. 복선은 여기저기 보이는데 그림을 맞추어 가는 과정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 또한 자신이 받아온 영재교육의 성과에 대해서 매우 무지한데 그런 천재성이 드러나며 성장하는 모습도 기대됩니다.


(좌측이 칸자키 시즈쿠고 우측이 토미네 잇세입니다.)
아뭏든 주인공과 잇세는 신의 물방울이라 불리는 와인과 12사도에 해당하는 와인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3권까지 나왔는데 이 중 한병도 안나왔습니다. ㅡㅡ;; 앞으로 그 와인들이 소개되면 적어도 한병 이상은 먹어볼 생각이라 기대가 만빵입니다. (솔직히 다 먹어보고 싶지만 신의 물방울이라니 어마어마한 와인일거라 생각됩니다) 13개 중에 하나는 싼거 섞어주지 않을까요?

by 아라가야 | 2006/01/25 13:02 | 만화이야기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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