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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 beauty killed the beast

 조조의 메가박스 1관.

단돈 2천원에 호사스러운 구경한판 할 요량으로 극장 앞에 자리 잡으니 가슴이 마구 두근댔습니다.

사실, 킹콩의 리메이크에 대한 소식은 그다지 매력적인 편은 아니었습니다.

킹콩은 어린 시절부터 다 알고 지내서 기대할 만한 것이 없는 이성친구 같은 존재였죠.

비슷한 나이대 친구들의 경우도 역시 킹콩은 단지 괴수물이라는 인식을 가질 뿐이었습니다.

 


공룡과 킹콩...괴수물스럽다고 아니할수가 없는 샷. (근데 이거 써도 되는걸까요???) - 출처 : 공식 홈페이지에서 

처음 킹콩을 접한 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때로, 페이 레이의 오리지널 킹콩도 아니요, 제시카 랭의 킹콩도 아닌 뜬금없는 1896년의 린다 해밀턴의 킹콩이었죠. 정확히는 킹콩2라는군요! (영제 : Lived kingking)

아련한 기억 -TV방영분을 봤는데 초등학교 몇학년 때 였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속의 킹콩은 난폭하고 못생긴 놈이었고, 손에 쥐고 흔들어대는 기억밖에 남지 않은 미녀 역시 저의 미적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린다 해밀턴이었던 탓이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친구들의 냉담한 반응과 괴수물이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킹콩을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여긴 이유는 무엇보다도 상품의 주제보다는 그 구성물들의 호사스러움 탓이었습니다.


먼저 피터 잭슨. 사실 이 감독 하면 반지의 제왕인데 그 전부터 팬군단을 이끌고 가긴 했었죠 천상의 피조물들에서는 특히 영화팬들의 절찬을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요,저는 당시에 그 무리에 전혀 근접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피터 잭슨은 저에게 데드 얼라이브 그리고 프라이트너, 반지의 제왕으로 각인된 감독이었습니다. 이 영화들이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킹콩 또한 기대감을 갖게 된 것이죠.

게다가 에드리안 브로디. 제이미 벨! 나오미 왓츠, 잭 블랙(키득).

간만에 거슬리는 캐릭터 하나 없이 매우 흡족한 배우들로 진용을 짠 영화를 만난 셈이었죠

 

 

살 빠진 잭슨과 출연진들. 잭슨의 살을 블랙이 가져갔나봅니다. 후후후

 

킹콩은 세시간의 런닝타임을 가지고 있고 저는 그 세시간을 한시간 단위의 3부작 짜리 영화처럼 받아들였습니다. 해골섬까지의 프롤로그편, 해골섬에서의 본편, 뉴욕에서의 본편2 로요.

프롤로그에서는 캐릭터들을 설명해줍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킹콩은 사전에 너무 모든 것이 알려져 있으니 만큼 따로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지요. 다른 인물에 대한 숙지를 마치고 앤과 드리스콜이 연결되는가 싶더니 킹콩의 무대가 등장합니다.


해골섬의 첫등장은 한 원주민 소녀로부터 시작됩니다.

마치 오르크하이처럼 생긴 그들은 (분장팀이 아직 반지에서 벗어나지 않은가 하는 혐의를 지울수 없었지요) 굉장한 공포에 싸여 있는데 그들의 공포는 관객에게 금방 전염됩니다.

전혀 죽을 것이라 예상도 안한 인물이 등 뒤에서 죽창에 죽는 장면에선 정말 놀랐어요.

앤이 잡혀가고 나서 부터는 이제 쥐라기 공원입니다. (위에 나오는 공룡이 등장하는 씬에선 정말이지..)


아뭏든 킹콩이 무지막지하게 데려간 앤은 롤러코스터 체험기 같은 킹콩탑승기를 경험한 뒤 탈출에 골몰합니다. 무위에 그친 뒤 생존을 위해서 킹콩앞에서 재주를 부리지요.

코메디 배우였음을 보여준 프롤로그는 여기서 설득력을 발휘하는 배경이 되어 줍니다.

엄청난 미녀인 나오미 왓츠가 코메디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관객의 감정은 킹콩이 그녀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으로 전이되는 거지요.

아름다운 작은 생물의 재주를 보면서 킹콩은 매우 즐거워합니다. 그 뿐 아니라 그녀를 놀리기까지 하지요. 깜찍하고 표정 많은 킹콩에 안도감을 느끼고 난 다음에는 킹콩의 압도감을 이해할 차례입니다.

미녀와 야수의 투샷. 킹콩은 보면 볼수록 인자한 얼굴로 보입니다.

정신없이 도망가고 굴러가는 그들과 함께 해골섬의 기묘한 거주인들은 공포감과 스릴을 선사합니다. 미야자키가 생물도감을 보고 만들었다는 창조적인 미래 곤충들에게는 미치치 못하는, 곤충괴물들이 등장하는데 아...요리장을 죽이는 그 괴물은 정말 혐오스러웠습니다. (같이 영화를 본 친구말따나마 개불을 본게 아닐까요?)

애드리안 브로디는 나오미 왓츠를 구하기는커녕 제이미 벨을 지켜주기도 버거운 상태에서 선원들과 먼저 도망간 줄 알았던 구식 영화 배우에게 구조됩니다. 그 뒤로 남자 주인공 답게 홀로 앤을 구하러 가서 탈출에 성공합니다. 야심만만한 계획이 도로 아미타불이 된 잭 블랙은 킹콩을 산채로 잡아 뉴욕으로 데려갑니다. 그 장대한 생물이 잡혀가는 장면은 조금 슬프더군요.


마지막 편, 킹콩의 굴욕에서 시작됩니다. SM쇼에나 나올법한 포즈로 브로드웨이 쇼에 등장한 킹콩. 눈 앞 금발 생물이 앤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자 무섭게 분노합니다. 탈출한 킹콩과 앤의 만남은 결말을 향해가는 위기감 속에서도 이쁘기만 하더군요. 다들 킹콩이 언 호수위에서 스케이팅을 할 때 어째서 빙판이 안 깨지는 거냐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하지만.^^


킹콩과 함께 앰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함께 간 앤. 킹콩의 최후 직전에 저도 같이 바라본 석양은 정말 “뷰티풀” 이었습니다. 아마 마지막에 잭 블랙이 말한 아름다움이 킹콩을 사로잡았다는 것은 앤 자체의 미모 뿐만 아니라 이 아름다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존재에 대한 것이겠죠.

결국 저도 이 부분에서부터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비행기 사격으로 킹콩이 떨어질 무렵엔 도리어 울음이 그쳤습니다. 비행기를 잡아 챌 때 킹콩에게 ‘힘을 내라' 고 외쳐야 되었기 때문에요. 비행기 조종사가 미웠는데 알고보니 그 복엽기 조종사가 피터 잭슨이었다네요. 센스쟁이 같으니라구. (어차피 마른 모습이 익숙하지 않아서 알고 봤어도 어리둥절 했을 듯)

     

영화를 보고나서도 한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영화를 돌이켜보니 몇가지 인상적인 장면만이 남아 화보집을 펼쳐보는 것 같습니다. 장정일은 영화를 한번 보는 것은 교통사고와 같아서 여러 번 봐야 된다고 했다던데 저도 다시 한번 보고 다시 한번 되짚어 볼까 합니다.

by 아라가야 | 2005/12/28 22:55 | 영화이야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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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iTRa at 2006/02/01 00:14
킹콩Vs티라노 전투씬만이라도 따로 동영상으로 갖고싶을만큼 그 장면은 진짜 대단한거같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일게야.
근데 왜 난 킹콩보다 킹콩이 마론인형처럼 갖고놀던 제인이 생각날까. 제인의 성격이며 몸매가 참 착했던거 같아. 나도 그런 마론인형 갖고싶어라~(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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